1.무용이란
무용은 몸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하는 예술의 한 종류이다. 사회적 상호작용 또는 표현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영적인 의식 또는 공연 등에도
무용이 이용된다. 예술의 관점에서는 미적(美的) 정서를 리듬에 맞춰 신체로 표현하는 공연예술이다. 주로 음악 또는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예술적 행위이지만, 무용에 음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음악이 꼭 있어야 리듬에 맞추거나 리듬을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용은 또한
사람이나 동물 사이(예: 벌의 무용)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방식을 말하는 데에도 쓰이기도 한다.
무용의 영어 낱말인 댄스(dance)는 산스크리트 원어(原語)의 Tanha(탄하)가 어원(語源)이며 Tanha는 '생명의 욕구'를 뜻한다고 한다.
중세 영어는 Daunce(Dawnce)로서, 옛 독일어 Danson(단손)과 연결된다. 유럽 각국의 무용을 뜻하는 언어는 모두 이것과 결부되며,
생활의 경험이나 환희 속에서의 운동이라든가 활동의 요구, 생명에의 욕구 같은 뜻을 포함한다고 한다.
무용에 대한 참고 문헌은 초기의 기록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리스의 무용(Horos)은 플라토, 아리스토텔레스, 플루타르코스, 루키아노스에
의해 참조된다. 성경과 탈무드는 서른 가지의 다른 무용 용어를 포함하여 무용에 관한 수많은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초기 무용의 고고학적 증거는 Rock Shelters of Bhimbetka의 인도의 9,000년 된 회화와, 무용추는 사람을 그린 이집트의 무덤 벽화를 포함하며,
이는 기원전 3,30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 무용은 세대 간에 이야기의 구전과 공연의 중요한 일부가 된 것으로 제안되었다.
2.무용의 특성
무용의 특성은 인간의 신체를 소재(素材)로 하고, 그 살아 있는 움직임을 매체(媒體)로 하여 율동적인 조직으로 상징화된 형식을 지닌다는 점에
있다. 무용이 본질적으로 생명의 약동감, 도취촉합감(觸合感)을 가져다주는 것은 이 매체의 특질에 말미암은 바가 크기 때문이다.
신체의 움직임은 언어를 대변하고 보완하는 몸짓으로서 또한 감정의 고양(高揚)에 수반되는 신체 표정으로서 이미 일상생활 속에 있으며, 예술
이전에 무언(無言)의 자기 표현적인 임무를 다하고 있다. 또 신체 동작의 율동화는 발달 과정 면에서 살펴보면 유아(幼兒)의 유희에서도 나타나
있으며, 사적(史的)으로는 예로부터 사람들의 소망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제사(祭事) 등과 결부되어 나타나고 동시에 사람들에게 친화(親和)와
연대감(連帶感)을 가져다주는 유대(紐帶)의 작용을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러한 의미에서 무용은 가장 원초적(原初的)인 인간의 표현 수단이며,
인간의 역사와 함께 살아온 모든 예술의 원형을 이룬다고 볼 수 있겠다. 무용은 각 연대와 생활을 반영하며, 다양한 표현으로서 분화·발전하고 있다.
리듬(rhythm)이란 생명의 규칙적인 숨결이며, 영혼의 파동(波動)이라고 할 수 있다. 리듬은 비단 시간적인 존재만도 아니고, 공간적인 존재 즉
시각적인 것도 있다. 한편, 무용은 창조의 수단이 어디까지나 인간의 신체이므로 건전한 육체를 소유하지 않으면 좋은 무용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다른 예술과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신체가 굳기 전인, 젊었을 때부터 시작해야 무용의 여러 가지 요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숙련이 되고 신체가 굳어져 성숙해지고 경험이 많게 되면 다양한 감정의 표현이 가능해진다. 신체를 창작의 소재(素材)로 하기 때문에 무용의
예술작품은 무용가 자신이기도 하므로, 창조자 자신이 자기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다른 부문의 예술과 다른 점이다. 그러므로
무용은 하나의 작품에 있어서 동일인의 향수(享受)와 표현, 감상과 창작은 불가능하다. 무용은 살아 있는 인간의 생명을 가진 신체로 형상화(形象化)하기
때문에, 그리고 무대에서 상연하는 공연물이므로 상연 당시에 감상하지 못하면 영원히 다시 볼 수가 없다. 요컨대, 무용은 리듬을 방법으로 하고
인간의 신체를 수단으로 하면서, 연령의 제약을 받는 순간적 향수의 무대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춤을 춘다'는 것은 보다 대중적인 기술의 즐거움으로 이끌고, '보여 준다'는 것은 보다 고도한 기술 수준으로 발전시킨다. 르네상스 이후, 인간은
무용을 생활의 직접적 실용(實用)으로부터 독립된 것으로서, 또 개인의 표현, 개성의 주장으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민중적인 민속무용과는
방향을 달리한 예술무용(藝術舞踊)이 나타났다. 예술무용은 20세기로의 전환기에 이사도라 덩컨, 미하일 포킨, 디아길레프, 라방, 비그만 등의 위대한
사람들에 의해서 예술의 한 영역으로서의 마음과 표현의 중요성을 가르침 받고 미(美)와 정신에 각성했다. 오늘날 예술무용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아 발레와 현대 무용이다.
3.현대무용과 발레
현대 무용은 토슈즈를 버리고 장식적·구속적인 의상을 벗어버리고 환상의 세계로부터 대지(大地)로 내려섰다. 현대 무용의 움직임은 토우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신체를 구사하고, 특히 균형을 무시한 굴곡적(屈曲的)인 움직임을 개척했다. 그럼으로써 발레가 지니는 밝은 면만이 아니라
죽음·비참·고뇌와 같은 인생의 어두운 면에 대한 묘사도 가능해진 것이다.
현대 무용은 창작 무용 또는 모던 댄스라고도 하고, 일명 콘템포러리 댄스라고도 한다. 이 무용은 이른바 이념미(理念美)를 추구하는
전인교육적(全人敎育的) 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교육 무용이라고 와전되어 있기도 하다.
현대 무용은 미국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이 발레의 형태(形態)를 새로운 형태, 즉 무용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움직임을 동원하여 새로운 미(美)를 창조하는 예술이어야 한다는 이념으로 일으킨 하나의 이념적·형태적 혁명이다. 19세기 초반에
성행했던 로맨티시즘(romanticism)은 19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발달하는 자연과학에 자극받고 또한 변동하는 사회의 영향을 받아
현실주의(現實主義)에 밀려나고, 예술에 있어서 자연히 사실주의(寫實主義) 경향으로 옮겨 갔다. 이것이 무용에도 혁명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것이다.
발레는 1489년 이탈리아(Italy)에서 발생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발전한 일종의 무용극(舞踊劇)이다. 특히 루이 14세는 발레의 애호가로서,
자신도 추었을 정도로 발레의 발전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 발레는 대개의 경우 토슈즈를 신고 춤추며, 토우를 전제로 한 강인한 발레 기술의
체계가 있다. 발레는 클래식 발레, 로맨틱 발레, 모던 발레 등으로 다시 나눌 수 있으나, 다만 그 내용이나 사조(思潮)나 기교가 조금씩 다를 뿐,
본질적으로 같은 경향을 가지고 있다. 즉, 발레는 어디까지나 형식미(形式美)를 추구하는 문학성과 음악성이 농후한 춤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이다. 발레는 직선적·평형적이며 경묘(輕妙)한 기술로써 환상적인 미를 표현하는, 또는 인간의 신체가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에 와서는 심리적인 발레의 시도로 '결투' '탕아(蕩兒)' '우리' '불안한 시대'와 같은 주제가 나타나게
되었으며, 새로운 표현 영역이 확대되어가는 중이라 하겠다.
포크 댄스 또는 캐릭터 댄스라고 불리는 광의의 민속 무용은 전근대인 봉건시대에 있어서 하나의 사회적 집단이 무의식적으로 집단의 흥취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놀이인 민속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봉건시대에 있어서는 장이로 불리는 이른바 기예인(技藝人)이었던
천민계급의 생계수단으로 명맥을 이어오거나, 또는 어느 마을이나 어느 계급·어느 지방의 소박한 놀이로서 전승되어 온 것 등도 있다. 예컨대
유럽지방의 마주르카(Mazurka), 미누에트(Minuet), 트로이카(Troika), 챠르다스(Csardas), 타란텔라(Tarantella) 등과 한국의 탈춤, 승무, 농악춤,
무당춤 등을 들 수 있다. 민속무용은 소박하고 단조로워 훈련하기가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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